미국의 식료품 시장과 트레이더 조
미국 식료품 시장은 치열한 경쟁의 전쟁터다. 월마트(Walmart), 크로거(Kroger), 홀푸드 마켓(Whole Foods Market) 같은 거대 체인들이 더 넓은 매장, 더 많은 제품, 더 낮은 가격으로 고객을 유혹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일반적인 슈퍼마켓은 약 50,000개의 SKU(Stock Keeping Unit, 재고관리단위)를 진열하며, 고객에게 "무엇이든 여기서 찾을 수 있다"고 약속한다.
그런데 1967년 캘리포니아에서 시작한 트레이더 조(Trader Joe's)는 정반대의 길을 걸었다. 더 작은 매장(평균 10,000~15,000 평방피트), 더 적은 제품(약 4,000 SKU), 그리고 전통적인 광고조차 하지 않는 전략을 선택한 것이다.
체계적 파기의 적용
트레이더 조의 핵심 전략은 '덜어내기'였다.
1. 제품 수 92% 축소
일반 슈퍼마켓의 50,000개 SKU 대비 Trader Joe's는 4,000개만 취급한다. 땅콩 버터를 예로 들면, 일반 마트에서는 수십 가지 브랜드와 종류를 진열하지만, 트레이더 조는 자체 R&D를 통해 선정한 '최고의' 땅콩버터 한두 종류만 판매한다.
2. 80% 자체 브랜드(Private Label)
트레이더 조의 제품의 80%가 자체 브랜드다. 자체 브랜드 상품은 중간 유통업체를 거치지 않고 제조사와 직접 거래함으로써 비용을 낮추고 품질을 통제한다.
3. 매장 크기 축소
월마트 수퍼센터(Walmart Supercenter)가 185,000 평방피트를 사용할 때, 트레이더 조는 10,000~15,000 평방피트의 작은 매장을 운영한다. 제품 수가 적기에 매장 크기를 키울 필요도 없을 뿐더러, 작은 매장은 낮은 임대료, 적은 인력, 빠른 재고 회전이라는 이점도 가지고 있다.
결과와 성과
트레이더 조의 역발상 전략의 결과는 놀라웠다.
평방피트당 매출 $2,100 이상을 달성했다. 이는 Whole Foods($950/sqft)의 2배, Walmart(약 $500/sqft)의 4배에 달하는 수치다. 포춘 매거진은 2016년, Trader Joe's의 평방피트당 매출을 $1,750으로 추정했고, 최근 추정치는 $2,100을 넘어선다.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은 이 사례를 케이스 스터디로 출판했다.
컬럼비아 대학교 시나 아이엔거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너무 많은 선택지는 오히려 구매를 방해한다. 소비자의 46%가 "선택지가 너무 많아서" 구매를 포기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트레이더 조는 이 '선택 과부하'를 제거함으로써 고객의 구매 전환율을 높였다.
소기업을 위한 교훈
‘트레이더 조’의 사례가 주는 교훈은 명확하다.
첫째, "더 많이 ≠ 더 좋음"이다.
그들은 “모든 것을 다 갖춘 경쟁에서 이기려 하지 말라”고 말한다. 대신 그들은 "가장 좋은 것, 즉 자신들이 잘할 수 있는 것만 선별"하는 전략을 택했고, 이는 효과적인 전략이었다.
둘째, 고객의 의사결정 부담을 줄여라.
메뉴가 많은 식당보다 "이 집은 이것만 잘한다"는 전문점이 고객에게 더 큰 신뢰를 준다. 고객이 쉽게 선택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 이것이 곧 트레이더 조가 내세운 가치였다.
셋째, 작은 것이 장점이 될 수 있다.
작은 매장, 적은 SKU, 소규모 팀은 단점이 아니라 민첩성과 집중력의 원천이다. 트레이더 조는 작음을 약점이 아닌 전략적 강점으로 전환했다.
